등록일: 2023-06-12 11:57:50
시골마을의 초등학생 석이(이영수)는 요양차 내려온 윤초시의 증손녀 연이(조윤숙)를 개울가에서 만난다. 연이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이 기쁘지만 쑥쓰러운 마음에 무뚝뚝하게 외면하곤 한다. 그러나 며칠 째 학교를 나오지 않던 연이가 학교에 오자 석이는 용기를 내 말을 걸고 함께 놀러간다. 단풍놀이를 하던 둘은 돌아오는 길에 소나기를 만나고 오두막에서 모닥불을 피우며 소나기가 그치기를 기다린다. 비를 많이 맞아 앓고 났던 연이는 개울가에서 석이를 만나 읍내로 이사간다고 말한다.그날 밤 석이는 덕쇠영감의 호두를 따 개울가에서 연이를 기다리지만 연이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잠결에 아버지에게서 연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석이는 숨죽여 흐느낀다.
‘여러분의 최초의 연인은 누구입니까?’ 개봉 당시의 영화 홍보문구다. 소나기 내리는 시골 들녘을 배경으로 사춘기 소년(이영수)이 서울에서 전학 온 소녀(조윤숙)를 만나 이성에 눈뜨는 과정을 담았다. 첫사랑의 기억을 닮은, 애틋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에로틱한 느낌을 주는 영화. 황순원 원작의 동명소설을 고영남 감독이 탁월한 영상미로 구현했다. 작곡가 주영훈의 어린 시절 단역 출연 모습이 뒤늦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춘기 시절 추억의 일기장과 대면하는 기분을 안겨주는 영화.